신용카드 가입이나 개업 기념 또는 단골손님 우대를 빙자해 발행되는 각종 할인권 및 무료 쿠폰들이 사실상 아무런 혜택이 없거나 바가지 씌우기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회사원 이모(30.종로구종로2가)씨는 이달초 L신용카드에 가입하면 유명 레스토랑 5곳의 무료 식사권을 10만원어치 준다는 말에 즉석에서 가입했다. 하지만 얼마후 집으로 배달된 쿠폰은 한 식당에서 10만원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5개 식당에서 각각 2만원씩 쓸 수 있는 것이었다. 그나마 이 쿠폰은 추가주문때만 사용할 수 있고 주말과 공휴일엔 아예 쓸 수가 없었다. 그는 식사를 추가 주문하지 않으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식당과 연계한 얄팍한 상술에 넘어간 것 같아 매우 불쾌했다고 28일 털어놓았다.
김모(23.여)씨는 최근 L신용카드에 가입하고 받은 무료마사지 쿠폰을 들고 해당 영업소를 찾았다가 마사지는 받지도 못하고 화장품을 사라는 요구에 시달리기만 했다. 김씨는 유명회사의 이름을 믿었는데 고객 확보를 위한 얄팍한 상술에 불과했다 며 한국소비자보호원에 그 카드사를 고발했다.
할인을 받아도 실제는 일반 구매자와 다름없는 돈을 치른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말 S이동통신회사 휴대전화 가입기념으로 35만원에 포장이사를 할 수 있는 할인권을 받았던 이모(37.회사원)씨는 최근 이사를 하기 위해 다른 이사업체에 가격을 알아보니 원래 비용이 그 정도(30만∼40만원)밖에 안 든다는 얘기를 듣고 사기당한 느낌을 떨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박모(26.여.동대문구제기동)씨는 휴대전화 가입업체에서 준 30%할인카드를 가지고 P미용실에 갔다가 낭패를 당했다. 박씨가 7만원짜리 파마를 한 뒤 계산대에서 할인카드를 내밀자 업소측은 이 카드는 9만원짜리 파마에만 적용된다 며 짜증을 냈다. 9만원에서 30%를 할인한 6만3000원을 낸 박씨는 거의 온돈을 주고도 푸대접만 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는 것이다.
윤모(49.서울마포구망원동)씨는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단골 주유소에서 준 5만원짜리 구두상품권 3장을 받았다. 그러나 막상 쿠폰에 적힌 구두가게에 가서 1장당 1가지 상품에만 적용되고 가격도 15만원으로 10만원을 더 얹어야 구두를 살 수 있다는 말에 쿠폰을 찢어 버렸다고 했다. 윤씨는 10만원이면 어디서나 웬만한 구두 한켤레를 살 수 있는데 단골에 대한 특별 서비스라는 말에 속아 바가지를 쓸 뻔했다 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일보 2001-01-29 23면 (사회) 40판 뉴스 1224자
/이천종-김희균기자 skylee@sgt.co.kr